휴가, 권리와 눈치 사이
이제 인터널 브랜딩*은 회사 운영의 매우 중요한 파트입니다. 브랜딩을 통한 직원의 능률 향상은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니까요. 그래서 사측은 ‘감정적 복지’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감정적 복지의 대표적인 예로는 휴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참 독특합니다. 주어진 복지임에도 때론 마음 편히 신청하기 어렵습니다. 권리를 누리려는 직원과 공백 없고 원활한 회사 운영이 우선인 사측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처럼 묘한 긴장감(?)이 오가는 휴가 신청. 직원도 회사도 마음 편할 노하우, 없을까요?
* 내부 임직원 대상의 사내 브랜딩

👀 여전히 눈치 보이는 휴가 Top 3
‘휴가’의 단골 연관 검색어 중에는 ‘눈치’가 있습니다. 관련 체계가 탄탄하지 않은 조직이거나, 승인 주체의 마인드가 불합리한 경우 눈치 레벨은 더욱 상승하죠.
예를 들어 이번 달에 연휴가 앞, 뒤로 붙은 일명 ‘샌드위치 데이’가 있다 가정해보죠. 많은 직원이 그 하루만 휴가 내면 해외여행도 가능하다며 기대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샌드위치 데이 휴가 신청을 유독 탐탁지 않아 하는 조직이 여전히 많다는 것입니다. 상당수의 표면적 이유는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직원은 심술인지 융통성 없는 처사인지 알 수 없는 운영 방식에 불만을 갖게 됩니다. 심하면 갑질로 여기죠. 반감은 올라가고 능률은 저하됩니다. 결코 회사에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남성들의 육아 휴직도 눈치와 떼어놓기 어렵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성도 눈치 보는 경우가 여전히 많으니까요. 심지어 육아는 엄마가 하면 되지 않냐는, 가장인데 경력 단절이라도 되면 어쩌냐는 훈수도 듣습니다. 육아를 희망하는 직원도,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우선인 사측도 상호 간 눈치를 보게 됩니다.
생리휴가 또한 빠질 수 없습니다. 해당 사항에 대해 여전히 오픈을 꺼리는 한국 문화는 그 첫 번째 이유입니다. 여성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누군가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폐지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심하게는, 안 아픈 사람도 있다는데 정말 아픈 것 맞냐는 질문을 받아본 사례도 들립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생리 휴가를 꼬박꼬박 활용하는 경우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근본적인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휴가 신청 때문에 묘한 눈치가 오가는 상황은 무궁무진합니다. 시대가 변하여 예전보다 훨씬 덜한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한 부분도 많지요.
🏝️ 우리 휴가 제도가 달라졌어요!
다행히 요즘은 휴가를 더 마음 편히 즐기는 문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시행 중입니다. 몇 가지 사례를 공유해 볼게요.
휴가 신청 사유란 삭제
요즘은 휴가 신청서의 사유란을 아예 없앤 곳들이 늘었습니다. 이유를 적으라는 요구 자체가 직원에겐 부담일 수 있으니까요. 적더라도 ‘일신상의 이유’처럼 뭉뚱그리곤 하는 것도 무의미해 보입니다. 그래서 신청 사유 기입은 형식적이고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죠.
효과는 좋습니다. 사유란 하나 없앤 것으로 직원과 사측 모두 ‘권리를 더 권리답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이유를 말하지 않고 누릴 권리, 그러한 권리를 보장할 책임. 이 둘의 균형이 눈치 레벨을 상당 부분 낮춰줍니다.
휴가 셀프 승인제 도입
더 나아가 수년 전부터 다양한 기업이 휴가 신청 후 승인까지 스스로 하는 ‘휴가 셀프 승인제’를 도입했습니다. 웹이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비대면 신청 및 승인을 처리하지요. 어느 유명 스타트업은 신청 후 다른 직원들에게 부재중 메시지만 보내면 됩니다. 업무 공백은 메우고 휴가 사용의 부담은 줄여주지요. 승인조차 필요 없기 때문에 마음 편한 휴가 사용이 더욱 보장됩니다.
짧은 단위 휴가 시스템 확대
국가 차원에서도 자유로운 휴가 사용의 보장을 위해 짧은 단위 휴가 시스템을 제안합니다. 바로 ‘반반차’ 제도입니다. ‘반차’가 통상 4시간 휴가라면 ‘반반차’는 그의 절반인 2시간 휴가인데요. 이는 직원과 조직 모두에게 합리적이고 유연하여 반응이 좋습니다. 잠깐만 자리를 비우니 눈치도 덜 보이겠지요. 심지어 모 여행 플랫폼은 1시간, 모 콘텐츠 기업은 30분 단위의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합니다. 기업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짧은 휴가 단위에 대한 검토 또한 효율적인 운영에 도움 될 듯합니다.
이외에도 사측이 먼저 ‘출장 간 김에 휴가 이어 사용하기’, ‘연차 모두 쓰기’, ‘집중 휴가제로 장기휴가 보내기’, ‘장기근속 보상 휴가 지급’ 등을 제안하는 경우가 증가 중입니다. 워라밸과 리프레시를 통한 능률 향상의 가치를 더욱 중시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 약속한 권리를 지켜줄 책임, 잊지 마세요
하지만 회사마다의 사정과 복지에는 늘 차이가 있죠. 그로 인한 사각지대의 형성도 필연적이고요. 특히 대기업 등에 비해 시스템이 덜 체계적인 중소기업의 경우가 다수 해당됩니다. 우선 물리적으로 대체 인력이 부족해서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이라 결재자의 성향과 판단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상사의 개인적 판단으로 휴가를 못 가는 일이 여전히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죠.
그런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직원들은 타 기업과의 비교를 통해 사회적 박탈감, 소외감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업무 효율 및 의욕 저하, 매출 감소 등으로 귀결될 수 있고요. 그러므로 조직은 적절한 시스템 구축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물론 회사마다 사정이 모두 다르겠지요. 바람과 달리 한계도 있을 것이고요. 하지만 최소한 계약 등을 통해 약속한 권리는 눈치 보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것이 성공적인 인터널 브랜딩의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했듯 휴가는 모든 임직원의 당연한 복지이자 권리입니다. 하지만 임직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회사도 결국 사람이 모인 유동적 조직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상황에 ‘무조건 휴가’를 요구해서는 곤란하죠. 조직에 피치 못할 상황이 있다면 그에 적절한 유연함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팀 전체가 바쁜 시기, 권리를 앞세워 휴가를 고집한다면 모두가 난감해집니다. 직원이든 회사든 융통성 없는 요구나 결정은 부적절합니다.
그러므로 임직원과 회사 모두 부담 없는 휴가 시스템만큼 서로의 입장을 고려할 줄 아는 마인드 또한 필요합니다.
휴가를 포함한 인사 관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 플랫폼도 속속 출시되고 있어요. 쉽고 효율적인 연차 및 근태 관리 시스템부터 워크플로우까지 모아놓은 플렉스(Flex), 일반휴가, 연차휴가, 보상휴가, 휴일대체 등 모든 휴가, 근태, 인력 관리를 지원하는 시프티(Shiftee) 등 우리 조직에 맞는 플랫폼도 적극 활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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