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08일

디자인은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일입니다”


Interview
김소연 모어라이킷 대표

브랜딩 디자인 스튜디오 ‘모어라이킷’을 이끄는 김소연 대표는 디자인을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클라이언트의 고민을 자신의 문제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진심을 담아 솔루션을 제안해온 그의 행보는 ‘브랜드 파트너’로서의 존재감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가고 있다.

250409_기업 인터뷰

모어라이킷은 어떤 회사인가요?

브랜드의 이야기를 함께 만드는 브랜딩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초기의 버벌 브랜딩이나 BI 디자인부터 시작해 상세 페이지나 SNS 콘텐츠 제작 등 브랜드의 전 여정을 함께하고 있어요. 누구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도록, 저희는 그 여정에 함께하며 고민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일을 시작하기까지 어떤 경로를 거치셨나요?

처음엔 부산의 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했어요. 부산 관광을 위한 포스터나 리플렛을 많이 만들었죠. 그런데 ‘광안대교를 더 이상 어떻게 다르게 그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더 널리 알려진 브랜드의 일도 해보고 싶어서 상경했고, 이후엔 꽤 규모 있는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하며 대기업 브랜드의 상세페이지, 패키지 디자인, 연출 컷 기획 등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후 프리랜서를 거쳐 창업하게 됐고요.

창업이 두렵진 않으셨어요?

사실 무모하리만큼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해서 오히려 가능했어요. 안 되면 다시 취업하면 되겠지, 그런 생각도 했고요. 디자인이라는 일이 상대적으로 젊고 감각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느꼈어요. 막상 시작할 땐 두렵지 않았는데, 팀원을 처음 들일 때는 책임감 때문에 조금 무섭긴 했죠. 디자인 대행 일은 수익이 항상 일정하지 않으니까요.

반대로, ‘이건 잘 될 거다’라는 확신도 있으셨나요?

네, 이전 회사에서 일하면서 그런 확신이 생겼어요. 미팅부터 일정 조율, 디자인, 커뮤니케이션까지 주도적으로 일할 때 재미를 많이 느꼈거든요. 그 경험들이 자신감으로 이어졌습니다.

팀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요?

디자인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감각도 중요하지만,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봐요. ‘시킨 만큼만 할 사람인가, 그 이상을 해올 사람인가’를 많이 봤어요. 실제 채용을 해보니, 작은 조직이지만 보는 기준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리고 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팀과 잘 어울리는지가 가장 중요했어요. 면접에서도 팀원들과의 소통을 유심히 봤고요.

디자인/브랜딩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부담감은 없었나요?

대형 브랜드보단 스몰 브랜드와 일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을 ‘예쁜 걸 만드는 일’로 생각하지만, 저는 디자인은 결국 문제 해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브랜드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존재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작업을 하다 보니, 저희 손을 떠난 이후의 운영을 어려워하시는 클라이언트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저희가 가능한 선까지 가이드를 드리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운영법’을 알려드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해요.

P1000131

지금 회사를 어느 단계라고 생각하시나요?

성장기라고 생각해요. 이제 2년 차고, 저도 팀원들도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요즘엔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많이 나누게 됐어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성장의 가장 뚜렷한 근거는 무엇인가요?

요즘 제가 디자인 프로그램을 거의 안 켜요. 그만큼 팀원들이 잘 해주고 있다는 뜻이죠. 그리고 하게 되는 일의 범위도 확장되고 있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웹 상세 페이지 업무가 대부분이었는데, 올해는 그 클라이언트분들이 브랜딩을 맡기거나, 브랜드 방향성에 대해 상담을 요청해 오세요. 이 변화가 저희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 같아요.

클라이언트 일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요?

정말 많았어요. 특히 첫 해는 제가 좀 어려보이는 점 때문에 좀 힘들었어요. 미팅 자리에서 “몇 살이세요?”라고 묻는 분들도 있었고, 돌려 말하지만 ‘너무 어려 보인다’는 뉘앙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도 대화하면서 점점 신뢰가 생기고, 결국은 일이 잘 풀리더라고요. 오히려 더 신경 써서 작업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어요. 예전 직장 대표님이 “어려 보이지만 어린 나이는 아니니까 당당하게 행동하라”고 해주신 말이 큰 힘이 됐어요.

지금 이 일을 하시면서 갖고 있는 목표는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브랜드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디자인 회사가 되는 게 저희 회사의 목표예요. "모어라이킷과 일하면 디자인은 걱정 없어", "브랜드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거야"라는 신뢰를 주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개인적인 목표는, 제가 원하는 시간에 편안하게, 즐겁게 일하는 거예요. 겨울엔 태국에서 장기 체류하면서 일하기도 해요. 제가 편해야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믿거든요.

회사 규모 확장에 대한 계획도 있으신가요?

지금은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 더 다양한 일을 해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어요. 좋은 사람이 함께하게 되면 좋겠지만, 인원이 많다고 해서 꼭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더라고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클라이언트 대표님들이 일 끝나고 따로 연락 주실 때요. “덕분에 매출이 잘 나왔다”,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을 때 정말 큰 힘이 돼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최근에 사무실을 구했거든요. 공유 오피스에서 일할 땐 전화도 밖에 나가서 받아야 했고, 좋은 환경의 공간이지만 내 공간이 아니란 느낌이었거든요. 지금은 저희만의 사무실이 생기고, 팀원들도 좋아해줘서 너무 기쁘죠.

대표님처럼 자신의 일을 하며 회사를 이끌어가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가 함께 일하는 대표님들께 가장 많이 드리는 말이 있어요. “답은 결국 나한테 있다.” 저도 제 회사의 명함 하나 만드는 데 몇 달이 걸렸어요. 살면서 제일 어려웠던 디자인이 제 회사 명함이었어요. 그만큼 자신의 사업은 누구에게나 어렵거든요. 하지만 미팅을 하면서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대표님들 모두 본인이 뭘 원하는지 알고 계세요. 그러니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시길 추천드려요.

* 타임코드를 누르면 해당 구간의 유튜브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00:00 인트로

00:13 자기소개

00:40 창업 전 커리어

01:29 창업할 때의 두려움

02:12 모어라이킷의 지향점

03:05 회사의 성장 단계

04:11 회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

05:16 대표님들께 한 마디


기업인터뷰
모어라이킷
김소연대표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