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22일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전문가
가 되어야죠”


Interview 이재희 혜움 대표세무사

세무법인 혜움의 이재희 대표세무사는 고객들과 동반성장하는 과정에서 지켜온 ‘창업자의 꿈을 돌본다’는 철학을 앞으로도 지켜가며, 고객들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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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왜 세무사가 되셨는지도 궁금해요.

저는 19년차 세무사이자 8년차 창업가입니다. 혜움을 2017년에 설립했으니까 올해 벌써 8년차가 되었네요. 많은 분들이 제가 세무사가 된 스토리를 궁금해 하시는데, 사실 멋있는 꿈이나 미션 같은 건 없었어요.(웃음) 그냥 경영학을 전공하다 보니 공부를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세무사가 된 거죠. 심지어 창업할 때도 특별한 꿈이 있진 않았어요. 오히려 현실적인 이유로 개업하게 되었거든요. 조직생활에 만족하면서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출산과 육아라는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세무사로서 독립하게 되었어요.

혜움을 시작할 때, 지금처럼 수십개의 지점을 갖춘 기업이 될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지금 혜움의 비즈니스나 성취 중에 명확한 목표와 로드맵을 갖고 시작한 건 별로 없었어요.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만들다 보니 레포트나 더낸세금과 같은 프로덕트를 만들게 되었고, 이를 통해 고객이 많아지니 세무사가 많이 필요해지면서 지점화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어요. 그때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장한 것 같아요.

그렇게 성장해 오면서 혜움의 면면도 많이 달라졌을 텐데요. 현재의 혜움은 어떤 회사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사실 지금의 혜움을 정의한다고 했을 때 처음과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아요. 처음 시작할 때도 IT 시스템이나 서비스는 없었지만 내부에 개발 조직이 있었고, 업무 효율화를 위해 무언가를 개발했고,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으니까요. 결국 그때나 지금이나 IT와 전문가의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의 서비스 범주에서 가치를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고 봅니다.

말씀처럼 다른 세무법인과는 달리 혜움에서는 IT의 중요성이 상당히 높은 것 같아요.

그렇기는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회사 이름을 지을 때 가장 IT의 느낌이 덜 나는 방향으로 정했어요. 혜움은 ‘생각하다’, ‘헤아리다’, ‘세다’라는 뜻의 순 우리말 ‘혜윰’에서 따온 이름이거든요. 뜻도 좋잖아요. 저희의 미션이 창업가의 꿈을 돌보는 것이라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고요. 당시 업계에서는 전문가 서비스에 IT 느낌을 물씬 풍기는 네이밍을 많이 했는데, 저는 ‘우리의 핵심은 전문가 서비스이고 IT는 이를 더 잘 전개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직접적으로 회사를 정의하는 명칭에는 넣지 않으려고 한 거고요.

그런데도 혜움은 ‘IT 세무법인’ 하면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가 되었어요. 이런 혜움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나요?

창업하고 초기에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힘들었어요. ‘내가 이렇게 잘 하는 게 없었나?’ 싶을 정도로 아는 게 하나도 없었거든요. 조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도 몰랐고, 회사를 어떻게 홍보해야 하는지도 전혀 몰랐어요. 지금도 남편이 가끔 이야기하는데, 당시 제가 매일 울면서 잠들었대요.(웃음) 그런데 이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혜움의 고객이신 사장님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초창기에는 혜움과 사장님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했죠. 저희 시스템에 장애가 생겨도 이해해주시고 오히려 고생이 참 많다고 해주시는 대표님들이 많았거든요. 그러면서 기업의 대표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고, 대표님들을 도울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결론은 그나마 ‘가장 가까이 두고 만날 수 있는 전문가’더라고요. 혜움이 이 위치와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고민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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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고가 드라이어를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다이슨은 그 시장을 만들어 냈잖아요.
혜움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장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혜움의 비즈니스가 세분화되고 확장되는 등의 변화가 찾아와도 절대 변치 않을 혜움만의 철학이나 가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혜움의 고객분들과 동반성장하면서 더 확고해진 부분인데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 그러니까 자기 업의 본질에만 신경쓸 수 있도록 그 외의 일은 누군가 처리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이거예요. 저희의 일 여기서 시작했다고 봅니다. ‘창업자의 꿈을 돌본다’는 혜움의 미션이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을 정신인 거죠. 진심으로 사장님들이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해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혜움만의 정신을 서비스나 프로덕트에 어떻게 반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앱을 만들지 않고 카카오톡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에요. 전문가 서비스의 업무 효율화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을 수 있는데, 하나는 고객들이 요청을 하는 단계이고 다른 하나는 그 요청을 처리하는 프로세스로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다분히 후자의 효율화에 집중했어요. 고객의 요청 단계를 효율화한다는 건 일단 고객이 정제된 언어로 표준화된 질문만 한다는 게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건 고객들에게는 접근이 어렵거나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허들일 수도 있는 거죠. 카카오톡을 사용해 평소 자신의 언어로 요청하면 얼마나 빠르고 쉽겠어요? 이런 식으로 작은 의사결정 하나에도 저희 철학을 반영하려고 노력합니다.

혜움의 서비스와 프로덕트는 시장에서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좋지 않은 평가도 종종 있어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NPS(Net Promoter Score, 순고객추천지수)와 피드백을 받아보면 만족도가 높은 고객분들은 보통 “이런 기능이 추가되면 좋겠다”는 개선 의견을 주시고, 만족도가 낮은 분들은 치명적인 오류나 누락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세요. 내부적으로 두 부분 다 개선하기 위한 방법과 역량은 갖추고 있죠.

그런데 또 한 가지 중요한 게 서비스를 연속성 있게 제공하는 거예요. 세무 서비스는 고객 기업의 스토리를 잘 알고 그에 맞게 적절한 솔루션을 주고 일을 처리하는 게 중요한데, 담당 직원의 이직은 어느 순간에는 발생할 수밖에 없잖아요. 담당자가 변경되면 실제로 대부분 싫어하세요. 그래서 최대한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는 보완책을 만든다거나 직원들의 근속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죠.

그리고 선제적인 관리에 대한 고객 니즈도 큰 편이에요. 특정 시기에 어떤 걸 챙겨야 하는지 미리 알려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죠.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에 대한 대응도 해나가고 있습니다.

업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데요. 앞으로 세무 서비스 관련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세무기장 서비스로 한정해 본다면, 10만 원 이하의 저가 서비스와 고액의 수수료를 내고 세무 컨설팅을 받는 고가 서비스로 양분화되어 있어요. 이런 양상이 점점 심해질거라고 생각하는데, 혜움은 이런 환경 안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비싼 수수료를 내야만 받을 수 있던, 그래서 대기업이 아니면 엄두를 내지 못했던 서비스를 저희의 기술과 접목해 더 대중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혜움의 더낸세금도 마찬가지예요. 예전에는 경정청구가 대기업만의 영역이었어요. 그래서 작은 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환급액이 크지 않아서 받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기술의 발전과 대중화로 몇 십만 원 수준이어도 환급받을 수 있게 되었잖아요. 이런 사례처럼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어찌 보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과 다름 없군요.

그럴 수 있죠. 가전기업 다이슨의 예를 들고 싶은데요. 처음 다이슨의 헤어 드라이어를 써보고 정말 놀랐거든요. 사실 누가 60만~70만 원을 주고 드라이어를 살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써보니 아주 좋았고, 지금은 갖고 있는 분들도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그 전까지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2만~3만 원 수준의 제품이 주는 가치 이상을 바라지 않았을 거고, 그랬기 때문에 아무도 고가 드라이어를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다이슨은 그 시장을 만들어 낸 거고요. 그래서 저는 혜움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장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제 목표이기도 하고요.

이런 환경 안에서 혜움이라는 브랜드를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키고 싶으신가요? 혜움이 가진 궁극적 목표와 비전이 궁금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창업자들이 업의 본질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에서 지원해주는 전문가이고 싶어요. 이건 저희 고객에게도, 혜움의 지점 세무사님들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이분들이 추구해야 하는 업의 본질은 세무 전문성이잖아요. 일에만 몰두하고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그런데 일종의 비서와 같은 가까운 전문가라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봐요. 고객들은 자신이 가진 문제를 누구한테,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이런 부분을 해결해 드리는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전문 분야에 대한 깊이와 관련 분야를 커버할 수 있는 넓이가 모두 필요한 거죠. 그래서 저는 혜움의 구성원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는 게 있어서 범위의 한계를 두지 말라고 해요. 그래야 진짜 유능하고 똑똑한 비서이자 고객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 거고요.

* 타임코드를 누르면 해당 구간의 유튜브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00:00 인트로

00:20 혜움의 자연스러운 성장

01:18 '사장님의 꿈을 돌본다'는 철학

02:39 고객과의 동반성장

03:21 혜움과 다이슨의 공통점

04:57 전문 AI 비서에 대한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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